산티아고로 향하는 길은 다양하다
몇 년 전 대한민국에 산티아고 순례길 열풍이 불었다. 어느 순간부터 하나둘 순례길 관련 여행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다가 '스페인 하숙'이라는 예능까지 곁들여지면서 많은 사람이 산티아고로 향하게 되었다.
순례길은 스페인어로 Camino de Santiago, 영어로는 The Way of St.James라고 한다. 바로 예수의 12제자 중 하나인 야고보(James, 스페인어로는 Santiago)의 유해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발견된 이후 많은 사람이 그를 기리며 걷던 길이 굳어져 순례길이 된 것이다. 원래는 종교적인 의미로 만들어진 길이지만, 하루하루 순례길을 걷고 또 걸으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걷는 그 순간이 좋아서 걷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보통 사람들이 순례길 하면 생각하는 길은 프랑스 생장에서 산티아고로 이어지는 프랑스길이다. 약 800km 정도 되는 이 길은 유럽과 접해있고, 가톨릭의 저명한 인사들이 방문하면서 가장 유명한 길이 되었다. 그러나 사실 순례길은 여러 루트로 이어져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지도 & 길 종류
산티아고 순례길은 필그림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10가지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나 굵게 나누어지는 길을 위주로 살펴보자면 아래의 5가지 정도가 되겠다.
1. FRENCH WAY(프랑스길): 764km, St. Jean Pred de Port
2. NORTHERN WAY: 824km, Irún
3. PORTUGUESE WAY: 620km, Lisboa
4. PRIMITIVE WAY: 313km, Oviedo
5. SILVER ROUTE: 960km, Sevilla
1. FRENCH WAY(프랑스길)
프랑스길은 생 장 피에 드포트(St. Jean Pied de Port)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코스다. 거리는 총 764km. 프랑스에서 시작해 피레네산맥을 넘어가는 코스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다.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만큼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는 편이다. 걸어서는 33일 정도 소요된다.
2. NORTHERN WAY(북쪽길)
북쪽길은 이룬(Irún)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코스다. 거리는 총 824km. 해안가를 끼고 있어 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순례길 최고 성수기인 7월 부근에는 해안가로 여행 온 피서객들과 맞물려서 숙소를 구하기가 어렵고 숙박비가 많이 든다는 점은 단점이다. 북쪽길 끝인 Arzúa까지는 약 32일 정도 소요되며, 여기서 프랑스길로 합류하여 산티아고까지 가면 된다. 프랑스길 다음으로 많이 선택하는 길이며 2018년 순례증 발급 기준으로 약 6%의 사람들이 북쪽길을 걸었다고 한다.
3. PORTUGUESE WAY(포르투갈길)
포르투갈길은 Lisboa 에서 시작되는 길로 총 620km의 길이다. 포르투 남쪽에서 시작해서 햇볕이 좋고 따뜻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걸어서는 25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4. PRIMITIVE WAY(프리미티보길)
프리미티보길은 오비에도(Oviedo)에서 시작되는 길로, 가장 오래된 순례길이다. 알폰소 2세가 첫 순례를 하면서 기독교 순례자들에게는 사실상 가장 상징적인 길이라고 할 수 있다. 313km의 짧은 길이지만, 무려 고도가 1200m나 되는 산맥을 관통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힘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걸어서 13일 정도 소요된다.
5. SILVER ROUTE(은의 길)
은의 길은 세비야(Sevilla)에서 시작되는 960km의 길이다. 과거 로마제국의 주요 도시였던 지역을 지나는 루트로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간에 Astorga에서 카미노 프린세스 길로 합류하여 산티아고로 향하게 된다. 도보로 약 33일 소요된다.